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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칼럼

의지의 문제로 설명되지 않는 산만함

하루 종일 바빴는데 정작 해야 할 일은 남아 있다면, 게으름 말고 다른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정혜영 원장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연세혜안정신건강의학과의원
2026년 8월 3일 게시

산만함은 대개 성실함의 문제로 취급된다. 그래서 집중이 잘 되지 않는 사람은 스스로를 게으르다고 부르며 마음을 다잡는 쪽을 택한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는 방식이 오래 반복되어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의지가 아닌 다른 설명이 필요할 수 있다.

성인이 되어 뒤늦게 확인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해야 할 일을 분명히 알면서도 시작하지 못해 마감 직전에야 겨우 몸이 움직이고, 방금 무엇을 하려 했는지 자주 잊는다. 관심이 가는 일에는 밤을 새우면서도 지루한 일 앞에서는 잠깐도 앉아 있기 어렵고, 정리를 해도 며칠이면 원래대로 돌아가며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 하루가 늘 분주한데 정작 끝난 일은 없고, 그 자리에는 '나는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할까'라는 자책만 남는다.

이런 특성이 성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와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 주의력은 마음먹은 만큼 고르게 쓰이는 것이 아니라, 관심과 자극이 쏠리는 방향을 따라가는 면이 있다. 그 쏠림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몇 가지 모습이 곧 진단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피로, 수면 부족, 우울이나 불안도 비슷한 어려움을 만든다. 오랫동안 자책이 쌓여 자신감이 낮아진 상태 역시 집중을 어렵게 한다. 그래서 겉으로 드러난 산만함만 보고 결론을 내리기보다, 언제부터 어떤 상황에서 반복되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같은 자리를 오래 맴돌았다면, 더 세게 다잡기보다 이유를 다시 물어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이름표를 붙이는 일이 아니라 원인을 가려 보는 일이다. 이런 어려움이 학업이나 업무, 관계에 반복해서 지장을 준다면 상담을 통해 확인해 보길 권한다. 이 글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개인의 상태에 대한 판단은 진료를 통해 이루어진다.

연세혜안정신건강의학과의원은 중랑구 신내동 봉화산역 인근에 있으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진료한다. 문의는 전화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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