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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칼럼

가까워질수록 물러서는 마음

혼자가 편하다는 말 뒤에는, 상처받기 전에 먼저 물러서려는 마음이 있기도 하다.

정혜영 원장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연세혜안정신건강의학과의원
2026년 8월 3일 게시

관계에서 거리를 두는 사람을 두고 흔히 정이 없다거나 쿨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가까워지는 순간 물러서는 태도는 무심함에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관계를 너무 크게 여기기 때문에 생기는 반응에 가깝다. 기대가 없는 사람은 굳이 도망갈 이유도 없다. 잃을 것이 크게 느껴지는 사람일수록, 잃을 일을 미리 걱정하다 스스로 물러서는 쪽에 가깝다.

모습은 대체로 비슷하다. 연락이 잦아지면 이유 없이 숨이 막히고, 좋아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오히려 거리를 둔다. "나는 원래 혼자가 편하다"는 말을 습관처럼 하고, 다투면 대화 대신 침묵으로 물러선다. 감정이 몰려오는 순간 설명하기보다 자리를 피하는 방식이 몸에 익어 있다. 정작 본인은 이런 흐름을 성격이라고만 여겨, 상대가 서운해하는 이유를 잘 알지 못하기도 한다.

가장 두드러지는 장면은 상대가 진심으로 다가올 때 나타난다. 좋으면서도 그 순간 답답함이 올라와 밀어내는 것이다. 이것은 마음이 식어서가 아니라, 언젠가 떠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먼저 도착했기 때문이다. 밀어내면 적어도 버려지지는 않는다는 계산이 의식보다 빠르게 작동한다. 관계가 끝난 뒤에야 뒤늦게 아쉬움이 밀려오고, 그때는 이미 상대가 멀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아쉬움조차 표현하지 못한 채 다음 관계에서 같은 자리로 돌아가기도 한다.

거리를 두는 일에는 힘이 들지 않아 보이지만, 그 자리에서도 사람은 지친다.

이런 방식은 나쁜 성격이 아니라 오래된 습관이며,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조금씩 달라질 여지가 있다. 다만 이 흐름이 반복되어 소중한 관계를 계속 잃게 되거나 외로움과 불안이 일상을 흔든다면, 상담을 통해 이야기해 보길 권한다. 이 글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개인의 상태에 대한 판단은 진료를 통해 이루어진다.

연세혜안정신건강의학과의원은 중랑구 신내동 봉화산역 인근에 있으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진료한다. 문의는 전화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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