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함은 고쳐야 할 결점이 아니라, 감각의 폭이 넓다는 뜻일 수 있다.
'예민하다'는 말은 대체로 지적으로 쓰인다. 그래서 남보다 자극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은 자신의 감각을 숨기거나 참는 데 익숙해진다. 그러나 예민함은 성격의 결점이라기보다, 들어오는 자극을 더 깊게 처리하는 기질에 가깝다.
이런 기질을 가진 사람은 시끄럽거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 유독 빨리 지친다. 남의 기분 변화를 표정만으로 알아채고, 영화나 음악에 남들보다 훨씬 깊이 빠져든다. 카페인이나 배고픔처럼 사소한 신체 변화에도 몸이 먼저 반응한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를 며칠씩 곱씹으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일도 흔하다. 정작 그 말을 한 사람은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듣는 쪽에서는 그 한마디가 오래 남아 지워지지 않는다.
피곤한 특성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그 반대편도 함께 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극을 깊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타인의 마음도 그만큼 깊게 헤아린다. 작은 아름다움을 알아보고, 남이 놓친 신호를 먼저 읽는다. 문제는 기질 자체가 아니라, 자극이 몰려드는 환경에서 쉴 틈 없이 지내며 회복할 시간을 갖지 못하는 데서 생긴다. 남들과 같은 속도로 버티려다 소진되고, 그 소진을 다시 자신의 부족함으로 해석하면서 지치는 흐름이 반복된다.
그래서 자신의 기질을 알고 소음과 일정, 관계의 밀도를 스스로 조절하는 일이 도움이 된다. 하루 중 자극이 적은 시간을 짧게라도 확보해 두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예민함으로만 설명되지 않을 때도 있다. 잠이 오래 흐트러지거나 불안과 무기력이 이어져 일상이 버거워진다면, 상담을 통해 확인해 보길 권한다. 이 글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개인의 상태에 대한 판단은 진료를 통해 이루어진다.
연세혜안정신건강의학과의원은 중랑구 신내동 봉화산역 인근에 있으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진료한다. 문의는 전화로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