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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칼럼

참는 것은 어른스러움이 아니다

어릴 때 들었던 말들 가운데, 마음에 관해서는 사실과 다른 것도 있다.

정혜영 원장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연세혜안정신건강의학과의원
2026년 8월 6일 게시

어릴 때 어른들에게 들은 말은 오래 남는다. 울면 약한 것이라거나, 시간이 약이라거나, 참는 것이 어른이라는 말이 그렇다. 대부분 선의에서 나온 조언이고, 실제로 그 말에 기대어 버텨낸 시절도 있었을 것이다. 다만 마음이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과는 어긋나는 대목이 있다.

울면 약한 것이라는 말부터 그렇다. 우는 일은 힘이 빠지는 순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삼키고 있는 쪽이 더 많은 힘을 쓴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절반만 맞다. 시간이 지나면 감정이 무뎌지기는 하지만,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은 상처는 아문 것이 아니라 덮여 있을 뿐이다. 바쁘면 잡생각이 사라진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분주한 동안에는 잊히지만, 바쁜 시기가 끝나는 순간 미뤄둔 감정이 한꺼번에 돌아온다.

가장 오래 사람을 지치게 하는 말은 참는 것이 어른이라는 문장이다. 그 말대로 삼켜 보아도 감정이 없어지지는 않고, 도착하는 시점만 뒤로 밀린다. 그리고 마음이 약해서 힘든 것이라는 말은 사실과 순서가 반대인 경우가 많다. 힘들다고 일찍 말하는 쪽이 약한 것도 아니고, 끝까지 말하지 않는 쪽이 강한 것도 아니다. 어느 순간 바닥이 드러난다면 그것은 마음의 세기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그 힘을 오랫동안 혼자서만 써 왔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어른스러움과 혼자 감당하는 일은 같은 말이 아니다.

힘들다고 말하는 일은 무너지는 신호가 아니라, 무너지기 전에 방향을 바꾸는 선택에 가깝다. 오래 참아온 사람일수록 그 말을 꺼내는 일이 어색하고 부끄럽게 느껴지지만, 그 어색함은 대개 처음 한 번뿐이다. 참는 시간이 길어져 잠과 기분, 일상이 흔들린다면 상담을 통해 이야기해 보길 권한다. 이 글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개인의 상태에 대한 판단은 진료를 통해 이루어진다.

연세혜안정신건강의학과의원은 중랑구 신내동 봉화산역 인근에 있으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진료한다. 문의는 전화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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