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자고 본 것들이 왜 공허함만 남기고 끝나는가.
'도파민 중독'이라는 말이 흔해졌다. 다만 이 말은 정확한 진단명이라기보다 하나의 비유에 가깝다.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중독이라기보다, 만족을 느끼는 기준선이 익숙해진 자극에 맞춰 조금씩 올라가는 쪽에 가깝다. 그 선이 올라가면 예전에 충분하던 것들이 시시해진다. 문제는 자극의 양 자체가 아니라, 그 선이 본인도 모르게 조용히 움직인다는 데 있다.
일상에서는 이런 모습으로 드러난다. 짧은 영상을 넘기다 시간이 흔적 없이 사라지고, 밥을 먹을 때 화면이 없으면 허전해서 자극을 두 개씩 겹친다. 책이나 긴 글은 몇 줄만 읽어도 답답해진다. 결과가 늦게 오는 일 자체를 못 견디게 된 것이다. 즐겁자고 시작했는데 다 보고 나면 오히려 공허하고 짜증이 남는 경험도 흔하다. 더 보고 싶은 마음과 보고 나서 채워지는 느낌이 늘 함께 오지는 않기 때문이다.
정작 눈여겨볼 것은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 잠깐의 시간조차 견디기 어려워지는 지점이다. 이 상태가 이어지면 웬만큼 센 것에도 무뎌지고, 햇살이나 산책, 사람과의 대화 같은 현실의 작은 기쁨이 먼저 힘을 잃는다. 과잉의 끝에서 남는 것은 더 큰 쾌락이 아니라 무감각이다. 되돌리는 방향도 단순하다. 더 센 것을 찾는 대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조금씩 되찾는 쪽이다. 그런 시간이 늘어나면 잔잔한 것들도 다시 감각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물론 집중이 흐트러지고 무엇에도 흥미가 붙지 않는 상태에는 다른 이유가 겹쳐 있을 수도 있다. 일상과 수면, 기분까지 함께 흔들린다면 상담을 통해 확인해 보길 권한다. 이 글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개인의 상태에 대한 판단은 진료를 통해 이루어진다.
연세혜안정신건강의학과의원은 중랑구 신내동 봉화산역 인근에 있으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진료한다. 문의는 전화로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