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낸 적이 없다는 사람에게 가슴 답답함이 남는 이유.
화병은 오래 참아 온 감정이 몸의 증상으로 드러나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풀리지 못한 화가 갈 곳을 찾지 못하면 마음 대신 몸을 두드린다. 성격이 유난히 급하거나 다혈질이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할 말을 삼키는 일이 익숙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가족이나 직장에서 오랫동안 이해하는 쪽을 맡아 온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억울했던 장면이 밤마다 떠올라 잠들기 어렵고, 가슴 한가운데가 답답해 무언가 뭉쳐 걸린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큰 화를 내지 못한 대신 별것 아닌 일에 울컥하며, 감정이 엉뚱한 곳에서 조금씩 새어 나오기도 한다. 얼굴이나 가슴에 열이 확 오르는 느낌이 반복되는데 검사에서는 뚜렷한 이상이 확인되지 않아, 더 답답해지는 일도 드물지 않다.
특징적인 것은 정작 본인은 스스로를 화가 없는 사람이라고 믿는다는 점이다. 제대로 화를 내 본 기억이 없으니 그렇게 여기는 것이다. 겉으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나가지만, 그 시기의 감정은 정리되지 않은 채로 남는다. 그래서 정작 힘든 시기가 지나고 한숨 돌릴 무렵에 증상이 뒤늦게 올라오기도 한다. 버티던 동안에는 괜찮던 것이, 긴장이 풀리는 순간 한꺼번에 밀려오는 것이다. 본인이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으로 여기는 동안 주변에서도 그렇게 받아들이게 되고, 그만큼 도움을 청할 시점이 뒤로 밀린다.
다만 가슴 답답함이나 열감, 두근거림 같은 증상은 신체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의학적 확인이 먼저 필요하다. 검사에서 특별한 원인이 확인되지 않는데도 이런 증상이 오래 이어지고 잠과 일상이 흔들린다면, 상담을 통해 마음 쪽의 배경을 함께 살펴보길 권한다. 이 글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개인의 상태에 대한 판단은 진료를 통해 이루어진다.
연세혜안정신건강의학과의원은 중랑구 신내동 봉화산역 인근에 있으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진료한다. 문의는 전화로 받는다.